문학 - 명화 음악 시

치명적인 사랑 - 이정하

yyjung2 2022. 4. 12. 21:37

치명적인 사랑 - 이정하

 

 

 

 

 

 

 

 

 

 

 

 

누군 가를 만나면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 달리, 지난 모든 상처 따위는 모른다

 

또 요동치는 마음을 보며 지레 겁을 먹는 당신에게,

사랑 앞에서 또 서툴 거라며 발부터 빼는 당신에게,

안돼 사랑 놀음은! 하며 마음을 단속하는 당신에게

 

그 마음을 그냥 방목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서

많은 말들을 고르고 고른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알 수 없어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질문은 단지,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지난 사랑에서는

매일매일 만나면 쉬 지칠까 봐

사랑을 아껴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튀어나오는 모든 그림자 마다

당신 이었다가

행인 이었다가

당신 이었다가

전봇대 이다

익숙한 길이지만 혼자가 낯설다.

 

당신은 왜 나의 모든 익숙함을 무너뜨리고

당신에게만 익숙하게 만들었는가

 

 

슬픈 것들은 다 아름답지는 않는데,

아름다운 것은 주로 슬프다.

아니 어쩌면 나는, 슬프지 않는 것은 아름답게 느끼지 않는 걸까.

아름다운 것들은 대부분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무지개, 바람, 구름, 빛, 당신의 숨결.

 

상상의 대상이 당신일 때, 상상은 제일 큰 허기짐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서 상상만 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한 공복이다.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사랑에 있어 얼마나 치명적인가.

 

 

                                 글 / 이정하 [참 서툰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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