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명화 음악 시
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yyjung2
2015. 9. 10. 07:31
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명화 - Christine Comyn 작품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글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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