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날이 있다 - 김설하

 

 

 

 

 

 

 

 

 

 

 

 

 

스산한 바람 부는 창가에 서서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을 것만 같은 번호

 

가물해진 숫자를 눌러 신호 가는 소리가 들리면

잔잔했던 가슴 뛰기 시작하는 번호

 

가지런히 숨소리 모으고

정갈하게 목청 가다듬고

수화기 저쪽 내 목소리 전하면

그 쪽에서도 기다렸을지 모를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날이 있다

 

행여 받지 않으면 어쩌나

행여 기다린 전화가 아니었으면 어쩌나

내 목소리 기억나느냐고

내 생각 가끔 했느냐고

 

잊은 듯 지냈지만

오랜 침묵 깨고 소식 전하고픈

바람처럼 스친 인연이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날이 있다

 

여보세요,

전화를 걸었으면 말씀을 하셔야지요

 

어떤 얼굴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그래 이 목소리였어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수화기 저쪽의 목소리보다

창문 흔드는 바람 소리가 더 커다랬다며

우물쭈물하다가 아무 말 하지 못할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날이 있다

 

글 / 김설하

 

 

 

 

 

 

 

 

 

 

 

Yanni Our Days Live 2009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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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운명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것은 나의 창

살며시 나는 눈을 뜨네

둥둥 떠다니고 싶은 마음

나의 삶은 어디까지 일까

그리고 밤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주위의 이 모든 것들이

과연 나 자신일까

수정처럼 맑고

깊고 어둡고 고요한 이것

 

나는 내 안의 깊은 별들을

잡으리라

그렇게 내 가슴은 부풀고

그러다 다시 풀어버리네

아마도 사랑했을

내 마음속 깊이 간직했을 사람 아

한 번도 그런 적 없는 듯

나의 운명이 낯설게 바라보고 있네

 

아 무한 속에 눌려 있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초원의 향기를 풍기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의 부르짖음을

누군가 알아 들을까 봐 두려움에 떠는

어떤 사나이의 가슴속으로

몰락해 들어가는 운명을 지닌.....

 

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Nessuno Di Voi - Milva (서글픈 사랑 - 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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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

 

 

 

 

 

 

 

 

 

 

 

 

 

사랑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그대 이미

내 마음 자리에 안주한 것을...

 

그리움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그대

창 밖에 바람 따라 일렁이며 내게 온 것을...

 

만날 수 없으면 어떻습니까?

멀리 있다고

그 모습 잊히리 까

늘 마음에 그 미소 맴돌고

그대

밤 하늘에 별처럼 끊임없이 반짝이는데...

 

캄캄한 밤이면 어떻습니까?

수 많은 별들이 수 놓아 찬란한 것을...

달도 슬며시 미소 짓고 반기는데...

 

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

그리움 한 자락 깔아 놓고...

그대 위해 오늘도...

기도 하렵니다...!!

 

 

 

 

 

 

 

 

 

 

 

Ernesto Cortazar - Emmanuelle's T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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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차이코프스키 - 문병란

 

 

 

 

명화 - Auguste Renoir 작품

 

 

 

 

 

 

 

 

 

 

새벽에 깨어나 혼자 듣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가늘은 현악기의 현 끝에

아리게 떨리는 알레그로

내 고독한 혼도 따라 울고 있다.

 

이 새벽 밖에서는

새록새록 싸락눈이 내리고

어디선가 와로운 목숨이

쓸쓸한 기침 소리로 돌아 누울 때

노래는 2악장으로 바뀌고 있다.

 

세상은 얼마나 차갑고 쓸쓸한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도 없이

눈 내리는 이 새벽

혼자 듣는 차이코프스키

나도 한 마리 귀또리처럼 운다.

 

산다는 것은 음악보다

얼마나 아프고 외로운 가슴이 모로 눠간다.

오 기침 소리여

기침 소리여

 

글 / 문병란

 

 

 

 

 

 

 

 

 

 

 

Yeol Eum Son - XIV Tchaikovsky Competition Round III Part 2 (30 Ju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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