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 - 조지훈 / 국악 퓨전 - Let It Go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에 황촉(黃燭)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棟)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빰에 아롱질 듯 두 방울 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글 / 조지훈
Let it go - 렛잇고 국악버전 (퓨전국악그룹 퀸)
'문학 - 명화 음악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의 눈빛에서 - 용혜원 (0) | 2020.10.11 |
---|---|
그리움만 남겨두고 - 김영국 (0) | 2020.10.06 |
갈대의 마음.. (0) | 2020.10.01 |
서시 - 윤동주 (0) | 2020.09.27 |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 정호승 (0) | 202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