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 류시화

 

 

 

죽음 다음에 영혼이 있는지

곧 알게 되겠지

육체를 이탈한 순간에

빛의 터널을 통과하는지도

무엇보다 곧 알게 되겠지

이 삶이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다만 운명이 되어 버린

우연이었는지

 

죽음 다음에 영혼이 있다면

내가 보내는 신호를 당신이 알 수 있을까

바람 없는 날 물 위에 이는 잔무늬를

공중에 잠시 정지한 봄날의 낙화를

유난히 당신 이마에서 녹는 눈송이를

 

                                                                글 / 류시화

                                         - 류시화 시집 I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I 중에서 -

                                            출처 : 투명한 비의 모든 기억 I 모든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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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yju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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