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처럼 아름답고 싶습니다 - 이채

 

세르게이 마세니코프 작

 

 

가을에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의 등불 하나 켜 두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진실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을엔

그리움이라 이름하는 것들을

깊은 가슴으로 섬기고 또 섬기며

거룩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습니다

 

오고 가는 인연의 옷깃이

쓸쓸한 바람으로 불어와

가을이 올 때마다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세월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헤어지는

이 가을을 걷노라면

경건한 그 빛갈로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

 

그대여!

잘 익으며 이렇듯 아름다운 것이

어디 가을 뿐이겠습니까

그대와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그대와 나의 삶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글 / 이채

 

 

Giovanni Marradi - Timeless

 

 

 

 

 

Posted by yyju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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