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되어서 - 한정숙 / 명화 - An He 1957- 중국 화가

나는 그대 그림자 되어
그대를 지키며 동행하리라
한걸음 앞서지도
뒤쳐지지도 않고
한 몸 된 약속을 지키며
가장 낮은 자리 잡고
조용히 동행하리라
때로는 앞에서
때로는 뒤에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그대 모습으로 동행하리라
천둥이 먹구름을 몰고 와
칠흑 같은 어둠이 삼킨다 해도
나는 끝내 살아서
그대 곁을 떠나지 않으리
살아갈수록 힘든 일로
더는 버틸 수 없도록 지쳐있을 때
아득한 지평선 위에
한 뼘 남은 해를 향하여 서있는
그대를 위하여
더욱 길게
더욱 넓게 땅을 점유하고
오늘
그대의 보람 된 하루의 의미를
온 세상에 가득 채우리라
글 / 한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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