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가는 길 - 도종환

 

명화 - Christine Comyn 작품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글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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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yju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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