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황동규

 

 

 

 

명화 - Richard S. Johnson 작품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 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즘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글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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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yju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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